그녀를 없애라

발은 겨우 대계단 중간까지 올라왔을 때, 어머니와의 통화가 남긴 불편한 여운이 아직 그녀에게 남아있는 상태에서, 공기의 새로운 변화가 그의 존재를 알렸다.

식당에서 나오던 모든 소리가 마치 진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인플루언서들의 가볍고 경쾌한 대화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끊겨서 마치 누군가가 음소거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

그는 계단 꼭대기에 서 있었다. 이미 옷을 갖춰 입은 그는 의복이라기보다 갑옷처럼 보이는 완벽하게 맞춰진 어두운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의 머리는 최근에 샤워를 한 듯 젖어 있었고, 그의 얼굴은 날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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