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장
구한은 지금까지도 그 사람이 비늘이 달린 굵고 긴 채찍에 피부가 찢겨나가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형을 집행하는 자는 일부러 그를 시원하게 죽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람이 마치 껍질이 벗겨진 채 모래 위에 던져진 누에고치처럼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꿈틀거릴 때까지, 목에 감긴 채찍이 그의 목구멍을 끊어놓을 때까지...
구한은 자신이 지금 그때 형장 위에 있던 그 사람과 똑같다고 느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탐욕스럽고 음흉한 시선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옷을 입고 있음에도 그 낯선 시선들은 마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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