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장

봄비는 소리 없이 내려 지전을 적시고, 화장골은 아무것도 모른 채 무감각하게 하늘을 향해 지전을 뿌리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상복을 입은 장례 행렬이 이어졌고, 가운데에는 거대한 관이 놓여 있었다. 구겸은 관을 부축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공허한 눈빛으로. 붉은 머리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온주는 맨 뒤에 서 있었다. 평소 소박한 색을 좋아하지 않던 그가 흰색 망토를 입고 있었다. 슬픈 바람이 불어와 지전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듯했다. 그림이 천천히 펼쳐지고, 하얀 손가락 끝이 화장골의 눈썹과 눈에 닿았다가 구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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