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박연주는 김우미의 맞은편에 앉아 시종일관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랬다저랬다 말을 바꾸는 명의에게 처음부터 큰 희망을 걸지 않았다는 건 오직 그 자신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특히 방금 전 상대방이 했던 말들은 어딘가 믿음이 가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를 붙잡아 둔 것은 그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우미는 박연주가 속으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진료 기록부에 적힌 다른 의사들의 치료 기록을 훑어보았다. 별다른 문제점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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