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이웃집 오빠와 하룻밤을 보냈다. 책임감 하나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던 그는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나에게 청혼했다. 하지만 뒤늦게야 알게 됐다. 그날 밤, 그가 사랑하던 여자가 해외로 떠났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마음을 숨긴 채 그의 아내가 되었다. 이름뿐인 아내. 사랑받지 못하는 재벌가의 며느리. 우리는 누구보다 잘 맞았지만, 끝내 서로의 마음만큼은 넘지 못한 채 수년 간 함께했다. 친구들은 말했다. 나는 평생 그를 떠나지 못할 거라고. 나 역시 그렇게 믿었다. 그날까지는. 우연히 그의 서브폰을 발견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