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달아오른 산골 마을에는 남자들이 거의 없었다. 몸이 건장한 바보 근이만 마을에 남아 살고 있었는데, 옆집 아줌마들과 마을의 처녀들은 심심할 때마다 그 바보를 놀리며 장난치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그녀들은 근이가 사실은 바보 행세를 하는 것이고, 남녀 사이의 일에 대해서는 오히려 아주 정통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술김에 이웃집 오빠와 하룻밤을 보냈다. 책임감 하나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던 그는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나에게 청혼했다. 하지만 뒤늦게야 알게 됐다. 그날 밤, 그가 사랑하던 여자가 해외로 떠났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마음을 숨긴 채 그의 아내가 되었다. 이름뿐인 아내. 사랑받지 못하는 재벌가의 며느리. 우리는 누구보다 잘 맞았지만, 끝내 서로의 마음만큼은 넘지 못한 채 수년 간 함께했다. 친구들은 말했다. 나는 평생 그를 떠나지 못할 거라고. 나 역시 그렇게 믿었다. 그날까지는. 우연히 그의 서브폰을 발견하기 전까지는.